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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삼박사 칼럼

[건강칼럼] 검사 수치 맹신은 금물 [아시아타임즈.2013.09.23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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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주제는 " [건강칼럼] 검사 수치 맹신은 금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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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 Seeing is believing.”란 말이 있다. 그만큼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은 신뢰도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의학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유물론(唯物論)과 환원주의(還元主義)에 기반한 서양의학에 있어 이화학적 검사는 필수이고 그 결과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한다. 하지만 과학(科學)이란 우리의 기대만큼 그리 완전하지는 않다. 따라서 우리는 반드시 과학적 연구방법론을 취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그 결과를 모두 맹신해서는 안 된다. 

과학도 확률과 통계에 의해 발달한 것이니 그것이 결코 전부를 대변하지는 못한다. 과학이란 “동시대 주류 과학자들의 합의”이니 언제든 깨질 수도 있다는 겸허한 생각을 해야 할 것이다. 몇 가지 예를 들어 설명해보고자 한다. 

첫째, 조기폐경에 있어서의 호르몬 수치이다. 생리가 중단되고, 난포자극호르몬(FSH) 수치가 높아지고, 에스트로겐(E2)의 수치가 떨어질 때 여성호르몬제를 투여해서도 생리가 재개되지 않으면 폐경으로 진단한다. 하지만 한의학적 관점에서 생리의 재료가 되는 순환혈액량을 늘이는 치료를 받으면 생리가 재개되면서 호르몬수치가 정상을 찾는다. 호르몬수치는 내 몸의 상태에 대한 반영지표일 뿐이다. 

둘째, 난소에서 난포를 저장하는 능력을 보는 AMH(항 뮐러관 호르몬) 수치이다. 통상적으로 이 수치가 2이하이면 임신능력이 많이 떨어지고 0.3이하이면 거의 자연임신이 불가하다면 시험관시술에 바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수치는 생리주기의 어느 시점에서 시행했느냐에 따라 결과도 많이 다를 수 있으며 반드시 난소의 배란능력을 대변한다고 볼 수 없다. 0.1 수치의 환자에서도 한의학적 치료를 통하여 자연 임신한 경우가 얼마든지 많다. 

셋째, 자궁근종 난소낭종 자궁내막종에서의 CA125나 CA19-9이다. 이 수치가 조금 높다고 해서 성급히 암을 의심하기는 무리가 있다. 수치의 변동과 영상의학적 소견과 몸의 증상과 징후를 함께 살펴야 한다.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여 수술을 권유받는 환자에 있어서도 한의약의 치료로 병변의 크기가 축소되거나 소실되는 경우가 많다. 

넷째, 빈혈검사의 수치이다. 현대과학이 아무리 발달했어도 전체 혈액량을 잴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없다. 따라서 빈혈의 검사에 쓰이는 지표는 단위 혈액량 안에 들어있는 적혈구의 개수, 헤모글로빈(hgb) 수치, 적혈구의 용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수치는 모두 농도와 비율을 나타내는 것이지 전체량을 고려한 것은 아니다.

다섯째, 개인이 섭취하는 나트륨(Na)량이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는 전 인구 중 만 명을 뽑아 서면으로 조사하고 있다. 특정한 음식의 원재료도 수확한 시기와 산지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을 내고, 표준 레시피를 만들어 그 안에 넣는 양념이나 소금의 평균량을 구하고, 섭취하는 양 또한 평균을 상정한다. 평소 매우 싱겁게 먹고, 식사량 또한 적은 사람과 짜게 먹으며 반찬을 많이 먹고 식사량이 많은 사람과 그 수치가 같이 나오는 오류가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각자에게 나타나는 증상과 징후를 고려하여 탄력적으로 염분의 섭취를 조절해야 한다. 

이상의 경우를 통하여 검사수치의 허실을 살펴보았다. 물론 이러한 지표가 전혀 무의미하다는 것은 아니다. 의학적으로 충분히 의미가 있고 병의 진단과 치료에 있어 매우 의미 있는 지표이다. 하지만 절대적으로 수치만을 맹신하고 섣불리 수술, 시술, 처치만을 받지 말고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해결하려는 노력이 더 중요함을 강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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