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Medical Clinic

이병삼박사 칼럼

[서울사랑 8월호 기고] "건강 해치는 냉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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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서 매월 발행하는 월간 "서울사랑"

원장님이 2010년 5월부터 매월 기고중이십니다. 


이번달 주제는 "건강 해치는 냉방"입니다.

건강과 한방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참고 하시길 바랍니다.



(본문)
제철, 제격, 제맛, 제값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것이 이름처럼 시절, 가치, 상황 등에 합당할 때 쓰는 말들입니다. 사실 그러해야함이 마땅한데 세상은 그렇지 않은 것이 판을 치니 이름과 실제가 서로 부합해야한다는 명실상부(名實相符)라는 말이 나왔을 것입니다. 한의학에서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러한 평범한 진리에 충실해왔습니다. 그렇다면 여름에는 어찌해야할까요?


여름에는 땀 흘려야 신진대사 원활

한의학의 대표서적인 동의보감에는 계절에 따라 한약을 쓰는 큰 원칙에 대하여 기술하고 있습니다. 

봄에는 토하게 하고, 여름에는 땀을 내며, 가을에는 설사시키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하거나 뜸을 뜨는 것입니다. 인간도 천지자연의 부속물이므로 그에 맞춰 섭생을 해야 건강을 유지하며 타고난 수명을 다할 수 있는 것입니다.

봄에는 만물이 발생하여 기가 위로 올라가고, 여름에는 떠오르고 부풀며, 가을에는 거두어들여 형체가 만들어지고, 겨울에는 닫히고 간직하여 양기가 깨지지 않아야 하는 자연의 이치를 사람의 몸에 적용한 것입니다.

따라서 여름에는 너무 차지 않게 지내고 땀을 내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에어컨, 선풍기, 냉장고 등 문명의 이기(利器) 탓에 오히려 다른 계절보다 몸이 차게 되는 이변(異變)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기상이변에는 민감하면서도 자신의 몸에서 생기는 이상에는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이론적으로는 사계절 중 여름에 가장 건강해야할 체질의 사람마저도 겨울보다 몸이 더 안 좋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혈압이 낮으며, 손발이 차고, 추위를 잘 타며, 어지럽고, 설사나 소변이 잦은 사람들은 대개 몸에 열이 부족하고 속이 차서 소화기가 약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열이 많아 추위를 견딜 수 있는 사람들에게 맞추어진 과도한 냉방과 찬 음식들에 의하여 몸이 상하게 되는 경우를 흔하게 볼수 있습니다. “몸이 차다”고 하는 상황은 혈관과 림프관을 수축시키고, 세포를 위축시켜 혈액과 림프 및 기타 체액의 순환을 저해하여 신진대사의 효율을 떨어뜨립니다.

특히 특정부위에 국소적으로 오랫동안 순환장애가 발생하면 이를 보상하기 위하여 신생혈관을 만드는 암(癌)과 같이 중한 병도 발생하는 것입니다. 


시원함 얻지만 건강 잃을 수 있다

자동차를 운전할 때 속도를 조금만 늦추면 주위의 풍광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지만 과속을 하면 앞차의 뒤 꽁무니만 주시할 수밖에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에어컨의 온도를 1℃ 낮출수록 몸의 활력은 올라갑니다. 

정부가 권장하는 여름철 적정 실내온도는 26~28℃입니다. 냉방에 지나치게 길들여져 있는 현대인들에게는 다소 덥다고 느껴질 수 있는 정도이지만 사실은 이 정도가 가장 몸에도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에너지 절약도 할 수 있는 온도입니다. 

여름에 발생하는 냉방병은 냉기에 의하여 몸이 상하는 것으로서 머리가 무겁거나 아프고, 온 몸이 무기력하며, 심하면 오한이나 발열도 생깁니다.

또한 말초 혈관의 수축으로 인한 수족냉증, 비염 등이 심화됩니다. 흔히 겨울에 주로 발생할 것으로 생각되는 뇌졸중도 오히려 한 여름에 더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외부의 무더위에 노출되어 있다가 너무 차가운 실내로 들어오면서 갑자기 혈관이 수축하여 뇌경색이 생기거나 반대의 경우에 갑작스러운 혈관의 팽창에 의하여 뇌출혈이 생기는 것입니다. 

또한 온도라는 것은 충분히 상대적일 수 있으므로 자신이 춥다고 느낀다면 여름에도 따로 의복을 이용하여 개별난방을 해야 하며, 에어컨이나 선풍기도 바람을 직접 쐬는 것은 국소부위의 마비증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산모들의 경우에도 임신 중에 뱃속에서 태아를 기르면서, 출산하면서, 출산 후에 모유 수유를 통하여 혈액이 부족한 상황에 처해 있으므로 가장 냉기에 취약합니다. 더구나 덥다하여 자주 샤워를 하니 몸은 더욱 차가워집니다. 따라서 산후풍도 요즘에는 겨울보다 오히려 여름에 더 많이 발생합니다. 여름에 오히려 냉병(冷病)을 조심해야하는 상황에 이른 것은 문명의 발달에 따른 아이러니입니다. 


제철음식 충분히 섭취하자

이와 같은 이유로 여름에는 무작정 시원하게 지내려하지 말고 천지기운에 맞게 적당히 땀을 내어 양기의 발산을 돕고, 피부는 덥고 속은 상대적으로 냉하므로 오히려 다른 철보다 음식을 미지근하거나 따뜻하게 먹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체질에 맞는 보양식을 선택하여 원기를 회복해야 합니다.

그리고 운동이나 노동, 외부활동에 의하여 땀을 흘리고 나면 반드시 적당한 염분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분만 아무리 먹어도 체내에 염분이 없으면 소변으로 모두 배출되므로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소금이 무조건 해롭다는 강박에 가까운 잘못된 생각을 버리고 자신의 체질과 몸의 증상에 맞게 생리적으로 필요한 만큼 적당히 섭취해야 합니다.

특히 평소에 피로를 많이 느끼고, 몸이 차고, 머리가 자주 아프며, 혈압이 낮고, 어지럽고, 입속에 염증이 잘 생기고, 배탈이 잘 나고, 소변이 잦으며, 발뒤꿈치가 갈라지며, 여성의 경우에 생리통이 있고, 질분비물이 많고, 생리량이 적고, 생리혈이 검은 사람들은 지나치게 땀을 내지 말고 반드시 염분부족에 의한 순환혈액량 감소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누구라도 여름에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만 의존하지 말고 적당히 움직이며 제철음식으로 건강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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