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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삼박사 칼럼

[서울사랑10월호]음식은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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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서 매월 발행하는 월간 "서울사랑"

원장님이 2010년 5월부터 매월 기고중이십니다. 


이번달 주제는 "음식은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입니다.

건강과 한방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참고 하시길 바랍니다.



(본문)
애써 키운 농작물과 수산물을 삽시간에 쓸어가 버린 얄미운 태풍들이 지나갔다. 당한 사람의 입장에서야 하늘이 원망스러울 수밖에 없지만 결단코 천지 자연은 불인(不仁)하 여 특정한 사람을 골라 시련을 준 것이 아니므로 탈탈 털고 다시 일어서야만 한다. 언제 그랬냐는 듯 무심한 가을 하늘은 여전히 높고 푸르며, 말은 살쪄가고 있다.


한의학의 절대적 가치 ‘평중화’

천고마비(天高馬肥)! 언제부턴가 우리에게 가을을 지칭하는 대표어로 쓰이고 있지만 원래는 그리 낭만적이지 못한 말이다. 

하늘이 높아지고 요새(要塞)의 말들이 살찌기 시작하는 가을이 되면 척박한 북쪽 땅에서 유목을 주로 하는 흉노족들이 겨울을 지내기 위하여 남쪽으로 식량을 약탈하러 쳐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러니 변방의 중국인들에게 이 시절은 풍요의 즐거움보다 전쟁에 대한 두려움을 더 느끼게 하였다. 

요즘 시대의 우리들에게도 마찬가지의 면이 있는 것 같다. 식욕이 떨어져 있고, 먹는 것에 별로 관심이 없는 마른 사람들에게는 풍성한 음식들이 별 감흥을 주지 못한다. 

반면에 과도한 식욕을 억제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가을의 풍요로운 식탁은 상당한 고통을 요구하는 시험대일 수 있다. 너무 말라서 살이 찌고 싶은 사람들과 너무 비만하여 체중조절이  요구되는 사람들은 과연 이 가을을 어떻게 보내는 것이 현명할까?

한의학이 추구하는 절대적 가치는 평중화(平中和)이다.
음과 양, 기와 혈, 물과 불 등의 상대적인 요소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서로 조화를 이루는 상태가 가장 건강한 상태인 것이다. 이때가 병을 유발하는 모든 원인에 대항할 수 있는 면역력이 가장 충만하여 병에 걸리지 않는다. 몸이 너무 마르거나, 너무 비만한 것도 이러한 동적인 평형상태가 깨진 것이므로 지금 당장 병이 없다하여도 앞으로 병에 걸리기 쉬운 것으로 인식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도하게 수척하거나 비만한 원인을 대략적으로 살펴보아 그러한 상태를 극복하여 완전히 내실있고 병이 없는 완실무병(完實無病)의 심신을 만들기 위한 방법을 찾아보자.


노심초사, 절치부심 하지 마라

첫째, 한(寒)을 잘 조절해야 한다. 몸이 차면 음식을 분해하여 흡수하는 능력이 심하게 저하된다. 소화(消化)라는 말에서 보듯 형체가 있고, 단단하고, 찬 음식들도 일단 뱃속으로 들어오면 위장의 연동운동과 위산에 의하여 형체가 완전히 이지러져 전혀 새로운 형태의 물질로 변화하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과정을 밥을 짓는 것으로 비유한다. 적당한 화력이 있어야 쌀을 익힐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듯 생리적으로 필요한 열이 부족하면 소화기능이 약하여 영양분을 흡수하지 못하니 몸이 마를 수밖에 없다. 

또한 과도한 지방은 열에 의하여 분해되어 소모되는데 몸이 차면 비만이 가속화된다. 고깃국을 끓여 냉장고에 넣으면 단단하게 굳게 되고, 이를 꺼내어 녹이려면 적당한 열이 필요한데 몸이 차면 신진대사의 효율이 떨어지니 지방을 제대로 연소할 수 없어 비만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몸이 너무 차면 마를 수도, 비만할 수도 있는 것이다.

둘째, 열(熱)을 잘 조절해야 한다. 위에서도 말했듯 생리적인 열은 소화와 신진대사를 위하여 반드시 필요하지만 과도하면 문제를 야기한다. 몸에 너무 열이 많아지면 수분과 진액을 마르게 하여 근육이 소실되면서 몸도 야위게 된다. 

한의학에는 현대의 당뇨를 아우르는 소갈병(消渴病)이라는 것이 있다. 그 중에 중소(中消)는 계속해서 음식을 먹어도 뱃속에서 모두 소진되어 없어져 먹어도 먹어도 허기지며 몸이 계속하여 마르는 병이다. 

또한 몸에 열이 많으면 음식물을 분해 시켜 흡수하는 능력과 효율이 뛰어나 살이 찌게 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몸에 열이 너무 많으면 마를 수도, 비만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셋째,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한다. 평소에 예민하여 생각이 너무 많은 사람은 소화기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사람은 아무리 잘 먹고 많이 먹어도 제대로 영양분을 흡수하지 못한다. 

열린 입으로 아무리 영양가 많은 음식을 섭취한다 해도 그냥 위장을 통과하여 배설될 뿐이다. 지속적으로 설사와 변비가 반복되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잦은 설사가 먼저 생기고 그로 인하여 줄어든 대장의 진액에 의하여 변비가 생기는 증상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칠정설(七情泄)이라 하여 사람이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일곱가지 감정의 조절을 잘하지 못하여 생기는 것으로 본다.

마음을 수고롭게 하고 애를 태워 생각하는 노심초사(勞心焦思)나 이를 갈며 속을 썩이는 절치부심(切齒腐心)의 사람이 소화가 잘 되거나 편안한 잠을 잘 리 만무하다. 먹어도 먹는 게 아니고, 자도 자는 게 아니니 섭취한 음식이 제대로 몸에서 흡수되어 피가 되고 살이 될 수 없다. 

이와는 반대로 안일하게 너무 마음을 놓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강물에 떠있는 배는 노를 젓지 않으면 물살을 따라 한 없이 떠내려갈 것이며, 물위에 떠있는 새들도 쉬지 않고 발을 움직여야 가라앉지 않는 법이다. 


음식은 마음 편하게 취하는 것이 최고

적정한 상태의 몸을 이루는 것은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그렇다고 매 끼니마다의 금욕(禁慾)은 할수도 없고 해야 할 필요도 없다. 다만 오늘 한 끼를 잘 먹었으면 내일은 조금 덜 먹고 칼로리의 소비를 위하여 반드시 그에 걸맞은 운동과 노동을 해야 한다. 대전까지 가는데 부산까지 왕복하는 기름을 싣고 갈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

음식은 식욕을 채워 포만감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원천을 공급하는 것일 뿐임을 명심하자. 비만은 미용의 측면에서가 아니라 건강을 위하여 반드시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너무 마른 것도 마찬가지다. 

오곡백과 풍요로운 이 가을에 야윈 사람은 적당히 살집이 오르고, 비만한 사람은 체중을 줄여 일년 중 가장 좋은 시절을 맘껏 누릴 수 있길 기원한다. 

체질별 추천 음식

양인 늙은 호박, 사과, 석류, 대하, 해삼, 광어, 새조개, 전복
음인 고구마, 무, 배, 귤, 갈치, 꽁치, 게, 고등어, 삼치, 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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