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Medical Clinic

다이어트(비만과 저체중)

[비만질환] 몸이 너무 차서도, 뜨거워도 안됩니다.

한의학이 추구하는 절대적 가치는 평중화(平中和)입니다. 음과 양, 기와 혈, 물과 불 등의 상대적인 요소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서로 조화를 이루는 상태가 가장 건강한 상태라고 보는 것입니다. 이때가 병을 유발하는 모든 원인에 대항할 수 있는 면역력이 가장 충만한 상태로 어지간해서는 병에 잘 걸리지 않습니다.

 

몸이 너무 마르거나, 너무 비만한 것도 이러한 평형상태가 깨진 것을 의미합니다. 지금 당장 병이 없다고 해도 앞으로 병에 걸리기 쉬운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몸이 과도하게 수척하거나 비만한 원인을 살펴 완전히 내실 있고 병이 없는 건강한 심신을 만들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대표적인 방법들을 찾아볼까요?

 

첫째, 몸이 차지 않게 해야 합니다.

몸이 차면 음식을 분해하여 흡수하는 능력이 심하게 저하됩니다. 형체가 있고, 단단하며 찬 음식들도 일단 뱃속으로 들어오면 위장의 연동운동과 위산에 의하여 형체가 없어지고, 전혀 새로운 형태의 물질로 변화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이런 과정들이 원활하지 않는 것을 두고 소화 능력이 떨어진다고 일컫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과정을 밥을 짓는 것에 비유합니다. 적당한 화력이 있어야 쌀을 익힐 수 있지요. 그런데 생리적으로 필요한 열이 부족하면 소화 기능이 약해져 영양분을 흡수하지 못하니 몸이 마를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과도한 지방은 열에 의하여 분해되고 소모되는데 몸이 지속적으로 찬 상태라면 비만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 한 예로 고깃국을 끓여 냉장고에 넣으면 단단하게 굳게 되고, 이를 꺼내어 녹이려면 적당한 열이 필요합니다. 몸이 차면 신진대사의 효율이 떨어지니 지방을 제대로 연소할 수 없어 비만이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몸이 너무 차면 마를 수도, 비만이 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둘째, 몸이 너무 뜨겁지 않아야 합니다.

앞에서도 말했듯 생리적인 열은 소화와 신진대사를 위하여 반드시 필요하지만 과도하면 역시 문제를 야기합니다. 몸에 너무 열이 많아지면 수분과 진액을 마르게 하여 근육이 소실되면서 몸도 야위게 됩니다.

 

한의학에는 현대의 당뇨를 아우르는 소갈병(消渴病)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그 중에 음식을 먹어도 뱃속에서 모두 소진되어 먹어도, 먹어도 허기가 지고 몸이 마르는 증상을 꼽을 수 있습니다. 반면에 몸에 열이 많아서 음식물을 분해시켜 흡수하는 능력과 효율이 과해지면서 살이 찌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몸에 열이 너무 많아도 마르거나 비만이 될 수 있겠습니다.

 

셋째, 마음의 평정을 찾아야 합니다.

평소에 예민하여 생각이 너무 많은 사람은 소화 기능이 떨어지게 마련입니다. 이런 상태가 되면 아무리 잘 먹고, 또 많이 먹어도 제대로 영양분을 흡수하지 못합니다. 입으로는 영양 많은 음식을 섭취한다 해도 그저 위장을 통과하여 배설될 뿐입니다. 예를 들어 지속적으로 설사와 변비가 반복되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잦은 설사가 먼저 생기고, 그로 인하여 줄어든 대장의 진액에 의하여 변비가 생기는 증상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칠정설(七情泄)’이라 하여 사람이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일곱 가지 감정을 잘 조절하지 못하여 생기는 것으로 봅니다. 마음을 수고롭게 하고, 애를 태워 생각하는 노심초사(勞心焦思)나 이를 갈며 속을 썩이는 절치부심(切齒腐心)의 경우, 소화가 잘 되거나 편안한 잠을 잘 리 만무합니다. 음식을 먹어도 먹는 게 아니고, 잠을 자도 자는 게 아니니 섭취한 음식이 제대로 몸에서 흡수되어 피가 되고 살이 될 수가 없을 것입니다.

 

이와는 반대로 안일하게 너무 마음을 놓는 것도 경계해야 합니다. 강물에 떠있는 배는 노를 젓지 않으면 물살을 따라 한 없이 떠내려갈 것이며, 물 위에 떠있는 새들도 쉬지 않고 발을 움직여야 가라앉지 않는 법입니다. 적정한 상태의 몸을 이루는 것은 노력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그렇다고 매 끼니마다의 금욕(禁慾)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고, 사실 그렇게까지 해야 할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오늘 한 끼를 잘 먹었으면 내일은 조금 덜 먹고, 칼로리의 소비를 위하여 반드시 그에 걸맞은 운동과 노동을 해야 합니다. 대전까지 가는데 부산까지 왕복하는 기름을 싣고 갈 필요는 없겠지요?

 

음식은 식욕을 채워 포만감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원천을 공급하는 것일 뿐임을 명심합시다. 비만은 미용의 측면에서가 아니라 건강을 위하여 반드시 경계해야 할 대상입니다. 너무 마른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야윈 사람은 적당히 살집이 오르고, 비만한 사람은 체중을 줄여 타고난 천수(天壽)를 맘껏 누릴 수 있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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