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Medical Clinic

한의원에 자주오는 질환들

[변비와 설사] 가장 이상적이고 건강한 대변은?

가장 이상적이고 건강한 대변은?

 

한의학에서는 신체에서 나오는 여러 물질을 통하여 그 사람의 건강상태를 가늠하였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땀, 소변, 대변입니다. 특히 대변은 소화 흡수의 정도를 파악하고, 몸에 열이 과한지, 너무 차진 않은지, 수분의 대사는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진액은 충분히 있는지에 대하여 살펴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재료인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대변이 지저분하다거나 쑥스럽다 생각하지 말고 매일 살펴보기 바랍니다.

 

2010년부터 서강대학교에서 교양으로 한의학 강의를 하고 있는 제가 매년 학생들에게 내는 과제가 있습니다. 음식을 먹고 그에 따른 몸의 건강 상태를 체크해서 리포트를 작성하라는 것이었지요. 물론 항목 중에는 대변의 상태에 대한 것도 있습니다. 그런데 한 학생이 매일 보는 대변을 사진으로 찍어 보고서로 제출하는 바람에 매우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대변은 매우 은밀한 것이니 본인만 보는 것이 좋겠지요? 그렇다면 가장 이상적이고 건강하다고 할 수 있는 대변의 조건은 어때야 하는지를 설명 드리겠습니다. 본인이 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말이지요.

 

첫째, 아침에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대변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육식 동물은 주로 야행성이 많고, 이들은 사냥을 하기 전에 대변을 보아 몸을 가볍게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옛 어른들은 야간에 대변을 보면 호랑이 새끼냐?”고 묻곤 하셨지요. 우리는 사람이고 또 낮에 활동하니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대변을 보는 습관을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둘째, 시작한지 5분 이내에 성공을 해야 합니다. 화장실은 용변만 해결하는 곳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화장실 변기에 오래 앉아 스마트폰을 하거나 TV를 보거나 독서를 합니다. 그러다보니 괄약근이 열려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치질 같은 질환들이 많아지는 것입니다. 또한 변비가 있는 사람들은 의도치 않게 오래 앉아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평상시에 변비 관리를 잘해야 하겠습니다. 5분이 지나면 누구라도 미련을 버리고 일어나서 나오시기 바랍니다. 그러다가 신호가 오면 다시 시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변의 상태가 비중 있게 가라앉아야 합니다. 물에 뜨거나 힘없이 풀리는 변은 소화가 잘 되지 않은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넷째, 충분한 굵기를 유지해야 합니다. 대변의 굵기가 연필처럼 가는 사람은 장의 기능이 좋지 않고, 갑자기 평소와 달리 가는 변을 보면서 장기간 그 상태가 유지된다면 대장에 용종이나 암이 생겨 대변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졌을 확률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대장 내시경을 통하여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하겠습니다.

 

다섯째, 적당한 굳기를 유지해야 합니다. 너무 묽거나 염소 똥처럼 단단한 것은 모두 수분의 대사에 문제가 있는 것이므로 치료가 필요합니다.

 

여섯째, 황금색을 띄어야 합니다. 대변의 색깔은 건강의 상태에 매우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습니다. 검은 색을 띈다면 위나 십이지장에 궤양이 생겼거나 염증에 의한 출혈을 의심해봐야 하고, 혈변을 본다면 대장이나 직장에 암이 생겼거나 상처가 있을 수도 있으니 진단이 필요합니다.

 

일곱째, 냄새가 심하지 않아야 합니다. 대변이나 방귀의 냄새가 계속해서 너무 심하다면 대장의 정상적인 세균의 서식에 문제가 있거나 양분의 흡수에 장애가 있는 것입니다.

 

사실은 위의 일곱 가지의 조건을 모두 갖춘 대변을 평생 한 번도 못 본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무엇보다 먼저 꼭 정상적이고 건강한 대변을 위하여 노력해보시기 바랍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