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Medical Clinic

한의원에 자주오는 질환들

[다한증] 저녁에 잠을 자면서 땀을 흘린다면

저녁에 잠을 자면서 땀을 흘린다면

수면 중에 흐르는 땀은 주인도 모르게 도둑놈처럼 흐른다 해서 도둑 도()’자를 써서 도한(盜汗)이라고 합니다.

대개 어린 아이들에게 많이 나타지만, 심한 병의 후유증이나 체력이 많이 떨어진 성인에게서도 발생합니다.

 

베개나 속옷이 축축하게 젖을 정도로 땀이 나고, 그것이 식어가는 과정에 체온이 떨어지게 되므로 감기에도 자주 걸리게 됩니다.

대개는 체질적으로 열이 과도해서 생기는 경우가 많지요. 몸에 수분, 진액, 혈액이 부족해도 상대적으로 열이 오르면서 땀이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낮에는 태양이 있고, 신체활동을 하면서 혈액의 순환이 개선되는데 자려고 누워 있을 때에는 기온도 낮에 비하여 낮고, 신체 활동이 거의 없기 때문에 혈액의 순환을 오로지 심장의 운동에만 의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혈이 부족한 사람들은 심장이 더 뛰게 되고 그러다 보면 과열이 되니 당연히 땀을 흘릴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사람들은 수분, 음액, 진액, 혈액을 보강하는 치료를 통하여 치료하는 것이 맞습니다.

 

도한증을 치료하면서 제가 겪은 에피소드가 있어 잠시 소개하겠습니다.

60대 중반의 어르신인데요. 저녁마다 이불을 흠뻑 적실 정도로 땀이 난다고 해서 치료 차 내원하셨습니다.

신체도 건장하시고, 음식도 잘 드시고, 성격이 매우 급하시고 호방하신 태음인이셨습니다.

별로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한약을 복용케 하면서 치료를 했는데 한약을 두 제나 드셔도 차도가 없다 하였습니다.

대개의 경우는 1~2제 정도면 치료가 되고, 그렇지 않더라도 조금이라도 호전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다는 것입니다.

진단이 틀렸나 해서 처방을 다르게 바꾸어도 보고, 일단 증상이라도 막기 위해서 약재를 증량하여 4제까지 드셨는데도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너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저녁에 주무시는 환경에 대해서 여쭈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웬걸요. 열이 많아 젊어서부터 팬티 하나만 걸치고 옷을 다 벗고 주무시는 습관이 있다 하셨습니다.

심지어 겨울에도 팬티만 입고, 대신 보일러를 세게 틀어 기온을 높인 채로 솜이불을 덮고 주무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그러니 땀이 안 나겠습니까?

 

저는 제 실력이 이것밖에 안 되나 싶어 얼마나 큰 자괴감과 무력감에 고생을 했는지 모릅니다.

무엇이 문제일까, 하면서 머리가 정말 아팠거든요. 그런데 결국 이 분을 고친 처방은 내복을 입으시고,

보일러 온도를 낮추시고, 이불을 얇게 덮고 주무시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주무시면서 전혀 땀이 나지 않고 있습니다. 당연히 잠을 잘 이룰 수 있게 되셨지요.

여러분 중에도 수면 중에 땀이 너무 많이 나면 혹시라도 이불이 너무 두껍지는 않은지,

실내 온도가 너무 높은 것은 아닌지 먼저 의심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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