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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삼박사 칼럼

20.어류의 사상-소음체[서울일보.2011.01,07기고] 이병삼 원장

 


20.어류의 사상-소음체

<서울일보 01월 07일자 신문기사 18면 pdf 파일로 보기>

오늘은 어류의 사상 중 소음체(少陰體)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소음의 정서적 기질은 항욕위자이불욕위웅(恒欲爲雌而不欲爲雄)이라 하여 항상 암컷의 역할을 하려하지 수컷이 되려하지 않습니다. 동물이나 어류의 세계에서 통상적으로 암컷은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소극적이며, 정적(靜的)으로 규정된 반면 수컷은 호전적이고, 나서기 좋아하고, 활동적인 양(陽)의 표상으로 쓰여 왔습니다. 소음체 어류는 광어, 복어, 가자미, 쥐치, 소라, 멍게, 해삼, 굴, 우렁, 올갱이, 전복, 낙지 등이 해당합니다. 대개 형체가 넓적하거나, 복부가 발달되어 있으며, 순하며, 움직임이 적고, 아래턱이 발달된 특징이 있습니다. 이러한 소음체의 어류들은 기운이 너무 상체 쪽으로 편중되어 있고 열이 많은 소양인에게 적당합니다.
[사진] 소음체 어류인 광어(아래턱이 발달된 특징을 보임)와 복어

복어는 하돈(河豚) 즉, 강하의 돼지로 불리우는데 육지의 돼지가 소음체인 것과 상통합니다. 주로 간과 알에 독이 있어 입에 들어가면 혀가 헐고, 장에 들어가면 장을 헐게 하여 그 독을 풀만한 것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현대에 있어서도 복어는 청산가리의 10배가 넘는 위력으로 치사율 80%인 테드로도톡신이라는 치명적 맹독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별다른 해독제가 없어 조기에 위세척을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합니다. 

동의보감에도 복어는 독성이 커서 맛이 있지만 수치를 잘 하지 못하면 사람을 죽게 한다고 하였으며, 살코기에는 독이 없으며, 독이 있는 부위인 간과 알 및 등뼈 속의 검은 피를 잘 제거해야 하며, 미나리와 함께 삶으면 독이 없어진다고 나와 있습니다. 현대에 과학이라는 방법으로 증명된 것들이 옛 선조들이 이미 경험을 통하여 터득하여 지켜왔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합니다. 사상체질을 창안하신 이제마선생의 동의수세보원에서는 특이하게도 복어의 알을 외용제로 사용한 경험에 대하여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돈란(복어알)을 머릿속 깊이 생긴 종기에 가루내어 붙이니 바로 나았다고 합니다. 복어알은 지극히 독하여 돼지가 개가 먹으면 바로 죽고 수풀나무 사이에 걸어두어도 까마귀나 까치도 감히 먹지 못하는 맹독성의 약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생손앓이(사두창)에도 효험을 보았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양인의 열독(熱毒)에 이독치독(痢治毒)의 개념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대에 있어 벌의 독이나 뱀의 독 등을 소량 투여하여 일정한 치료효과를 이루는 동종요법의 범주에서도 충분히 응용할 가치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금까지 몇 차례에 걸쳐 식물, 동물, 어류의 사상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편부터는 본격적으로 사람의 사상에 대하여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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