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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삼박사 칼럼

21.사람의 사상 체질은 어떻게 판정할까요?[서울일보.2011.01.11] 이병삼 원장

 


21.사람의 사상 체질은 어떻게 판정할까요?

<서울일보01월 11일자 신문기사 18면 pdf 파일로 보기>

지금까지는 식물, 동물, 어류도 사람처럼 네 가지의 유형인 사상으로 나눌 수 있다는 것을 알아보았습니다. 그 나뉘는 방식은 생김새, 기세, 습성, 서식환경 및 성질과 맛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특히 그 성질은 온열량한(溫熱凉寒)의 4가지 기운으로서 따뜻한가, 아주 더운가, 서늘한가, 아주 찬가를 구별한 것이고 맛은 크게 다섯가지로서 신맛, 쓴맛, 단맛, 매운맛, 짠맛이었습니다. 이러한 기운과 맛은 전통적인 고전한의학에서 약을 쓰는 가장 대표적인 기준입니다. 또한 이러한 기준들은 사상의학에서도 자신의 체질과 증상에 맞는 음식이나 약물을 선택하는데 여전히 유용한 지표가 됩니다.

사람의 사상체질을 나누는 방법은 그리 간단치가 않습니다. 현대에 있어 한의학과 사상의학이 비판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객관성과 재현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사상체질을 판정하는 한의사에 의한다면 언제 어디서 누구나에 의하여도 체질의 판정에 같은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사상체질을 하는 한의원마다 각자의 방법으로 체질을 판정하여, 때로는 같은 사람을 두고 불일치한 판정을 하는 경우가 있어 환자로 하여금 사상의학 자체를 불신(不信)하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체질이 없는 것은 아니며 그만큼 체질판별이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혈액형과 같이 누구나가 언제 시행해도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는 체질판정법이 나올 수 있도록 유전자 분석같은 최첨단의 방법들을 통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으니 앞으로는 그러한 시대가 분명히 도래할 것입니다.

현재는 동무 이제마 선생께서 제시한 방법으로 골격(체형), 심성(성정), 평소에 나타나는 병의 양상, 체질별 음식에 대한 반응, 음식이나 약의 복용 후 반응 등을 종합하여 판정합니다. 이 중 어느 한 가지 요소에만 편중되어 체질을 판별하면 틀리기 쉽고, 특히 심성(성정)은 타고난 것을 알기가 그리 쉽지 않으며 그마저도 특수한 상황에 의하여 왜곡되었거나 사회화의 과정을 겪으면서 인위적인 수양이나 노력을 통하여 변한 것이 아닌 원래의 성향을 파악해야 합니다.

대부분 설문지에 의한 체질판정에서 오류가 많이 발생하는 것은 한정된 몇 개의 정형화된 질문에 의한 어쩔수 없는 설문지 자체의 한계와 이미 체질에 대한 어느 정도의 정보를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특정 체질로 판정되기를 바라거나 꺼려서 체질을 어느 한쪽으로 상당부분 결정한 채 설문에 임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체질판정을 위한 이러한 요소들은 모두 동등한 비중을 가질까요? 또한 체질이 제대로 판정되었는지에 대한 검증은 어떠한 방법으로 누가 해야 할까요?

현대에서 시행되고 있는 사상의학의 문제점 중 하나가 체질판정에서 심적인 부분을 간과한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객관적으로 그 사람의 타고난 성정을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고, 사상체질을 주창하신 동무선생의 동의수세보원에서 성정부분에 대한 용어가 너무 난해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부분을 제외하고 체질을 판정하는 것은 온전할 수 없습니다. 

또한 민간에서 많이 쓰이는 골격은 그리 결정적인 요소가 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체질판정을 위한 여러 가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판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체질에 대한 이론과 판정방법이 난무하는 요즘에 가장 객관적이고 실패확률이 적은 확진방법은 병이 있을 때는 체질별로 분류된 약물에 의한 부작용 없는 병세의 호전을, 병이 없을 때는 음식섭취 후의 반응을 가장 우선으로 해야 합니다.

다음 시간부터는 체질판정에 대한 이러한 요소들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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