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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삼박사 칼럼

22.사상체질의 판정요소,--골격[서울일보.2011.01.20기고] 이병삼 원장

22.사상체질의 판정요소 1. 골격(체격
<서울일보01월 20일자 신문기사 18면 pdf 파일로 보기>


흔히 사상체질의 판정에 실패하는 이유는 골격의 요소에 너무 비중을 두어서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머리가 크고 목덜미가 발달하면 태양인, 가슴부위가 발달하고 하체가 빈약하며 발목이 약하면 소양인, 체격이 좋고 허리부위가 굵으면 태음인, 엉덩이 부위가 크고 삐쩍 마르면 소음인으로 판정해버리는 식이 가장 흔합니다. 

하지만 얼마든지 체격이 좋고 뚱뚱한 소음인도 있으며, 삐쩍 마른 태음인도 있으며, 다리가 굵은 소양인도 있으며, 허리와 하체가 발달한 태양인도 있습니다. 따라서 골격은 사람의 체질을 판정하는 여러 가지 요소 중에 어느 정도의 의미를 갖는 하나로 생각해야지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으면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사상의학에서는 사람의 신체를 위에서부터 상(上), 중상(中上), 중하(中下), 하(下)의 4부위로 나눕니다. 그리고 그 부위에 순서대로 폐, 비, 간, 신이 위치해 있습니다. 또한 위완(식도), 위, 소장, 대장이 위치하는 부위이기도 합니다. 이것을 일러 태양, 소양, 태음, 소음이라고도 칭합니다. 

사상의학을 창안하신 동무 이제마선생의 동의수세보원에 태양인은 폐대간소(肺大肝小)하고 짝이 되는 태음인은 폐소간대(肺小肝大)하며, 소양인은 비대신소(脾大腎小)하고 짝이 되는 소음인은 비소신대((脾小腎大)하다고 합니다. 이것을 가지고 실제로 폐비간신의 네 장기의 크기를 비교하는 것은 넌센스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 장기가 위치한 부위의 크기를 비교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나이에 따른 전 국민의 장기의 크기를 재어 평균값을 정하고 그보다 큰지 작은지를 따지는 것도 아닐뿐더러 설령 그렇게 한다 해도 의미가 없으며, 동일인에서 네 장기의 크기를 비교하는 것 또한 아이러니입니다.

여기서의 폐비간신의 대소는 실질적인 장부의 크기보다는 기능을 말하는 것으로 보아야 타당할 것입니다. 또한 이것을 확대해석하여 각 체질별로 “대(大)한 장기에 관련한 병은 없고, 소(小)한 장기에 관련한 병이 생긴다”는 것도 아닙니다. 대(大)해서 기능이 항진되어도 병에 올 수 있고, 소(小)해서 기능이 부진하여서도 병에 이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폐소간대(肺小肝大)한 태음인이라고 해서 폐가 약하니 호흡기 질환이 많이 오는 것도 아니며, 간의 기능이 강해서 술을 잘 먹고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또한 어지간해서 간의 병이 오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장기 기능의 항진이나 부진 또한 서양의학에서 실시하는 기능검사와 부합하는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폐비간신은 순서대로 오행의 목화금수의 기운과 일치하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태양인의 폐대간소(肺大肝小)는 중력을 거슬러서 위로 뿜어 올리고 외부로 발산하는 목(木)의 기운이 강한 반면에 인체의 기운과 진액을 흡수하고 모으는 금(金)의 기운은 약한 것으로 태음인의 폐소간대(肺小肝大)와 반대의 생리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소양인의 비대신소(脾大腎小)는 음식을 분해하는 비위의 화(火)의 기능이 강한 반면에 신장이나 방광을 통하여 노폐물을 배설하는 수(水)의 기능이 약한 것을 의미하고, 짝이 되는 소음인의 비소신대((脾小腎大)와 상반되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시중에서 흔히 유통되는 사상인의 골격에 대한 사진이나 그림에 완전히 부합하는 사람은 오히려 드물며 골격은 체질판별의 여러 요소 중의 하나로서 어느 정도 참조하는 정도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사람의 체질판정에 대한 요소로서 체질별로 타고난 성품과 그로 인하여 표출되는 감정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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