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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삼박사 칼럼

23.사상체질의 판정요소-- 성품과 감정 [서울일보.2011.02.01기고] 이병삼 원장

23.사상체질의 판정요소 2. 성품과 감정에 대하여

<서울일보02월 01일자 신문기사 18면 pdf 파일로 보기>

동무 이제마선생의 사상의학이 기존의 한의학과 구별지어지는 가장 큰 부분은 한의학에 유학의 심학(心學)을 도입하여 체계화시킨 것입니다. 이전까지의 한의학에서는 주로 병을 예방하고 오래 사는 것에 초점을 맞춘 도교의 양생(養生) 이론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유학을 공부한 많은 유의(儒醫)들이 질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갖추어야할 마음가짐에 대하여 논하였습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중용(中庸)에 근거하여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는 중(中)과 넘치지 않고 적당해야하는 절(節), 욕심을 틀어막아야 한다는 질욕(窒慾)에의 권고와 기쁨, 성냄, 근심, 생각, 슬픔, 공포, 놀람 등의 일곱 가지 감정인 칠정(七情)을 잘 다스려야 한다는 구체적 사유와 실천방법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성품과 감정의 조절은 간심비폐신 오장(五臟)중의 하나인 심장(心贓)이라는 장기가 지배하고 있다고 파악하였습니다. 

하지만 사상의학에서의 심(心)은 사람의 생리와 병리를 주관하는 총재(總裁)의 역할을 하며 나머지 장기를 통제하고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심학(心學)을 이해하지 않고는 사상의학을 온전히 체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부분이 난해하고 검증이 어렵기 때문에 처음부터 아예 생략되거나 과소평가되는 폐단이 생겨 애초에 동무선생께서 제시한 이론과 본말이 전도되어 현재에는 기형적으로 파생된 이론들이 난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올바르게 사상의학을 전수하고 그에 의하여 제대로 진료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풀어야 할 난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성품과 감정이란 무엇일까요? 율곡선생전서 14권 인심도심도설에 의하면 “천리(天理)가 사람에게 부여(賦與)된 것을 성(性)이라 이르고, 성과 기를 합하여 일신(一身)에 주재(主宰)된 것을 심(心)이라 이르며, 심이 사물(事物)에 감응하여 외부에 발현하는 것을 정(情)이라 이르는데, 성(性)은 마음의 본체요, 정(情)은 마음의 작용이요, 심은 아직 외부로 표출되지 않은 미발(未發)과 이미 감정으로 표출된 이발(已發)을 통틀어 칭하는 명칭이므로 마음은 성과 정을 통괄한다”고 하였습니다. 

동무선생은 이러한 타고난 성품과 감정에 의하여 폐비간신 4장의 기능과 작용에 크고 작음의 편차가 생기고 그것에 의하여 태양인 소양인 태음인 소음인의 구별이 생긴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외부로 표출되는 대표적인 감정으로 희로애락을 제시하였습니다. 태소음양인은 비록 하늘로부터 타고난 바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겠지만 무병장수는 일상의 삶에 있어서의 수양여부에 따라서 좌우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희로애락은 한쪽으로 편벽된 사람의 성품인 것입니다. 송대(宋代)의 성리학에서는 이러한 희로애락의 네 가지 감정이 아직 발하지 않은 것을 중(中)이라 하였고, 발하였으나 치우치거나 과하지 않은 것을 화(和)라 하였습니다. 동무선생은 희로애락이 발하지 않았을 때 이를 항상 경계하는 사람은 중(中)에 가까워질 것이고, 이미 발하였으나 스스로 돌이켜 보는 것으로 절도에 점차 가까워질 것이라 하셨습니다. 

사상의학이 주창된 동의수세보원의 서문에 다음과 같은 글이 있습니다. “사람이 진실로 타고난 성품과 감정을 잘 조절하여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조화를 이룰 수 있다면, 그가 사상인(四象人) 중 어디에 속하더라도 병이 없을 뿐 아니라 장수하고 복을 받으며 부귀하여 이름이 하늘에 오르게 됩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체질에 구애받지 않고 각자의 성품과 감정을 잘 조절하시어 무병장수의 큰 복을 받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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