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Medical Clinic

이병삼박사 칼럼

30.사상체질의 판정요소--소양인의 완실무병[서울일보.2011.04.13기고]이병삼원장

<서울일보04월13일자 신문기사 17면 pdf 파일로 보기>

지난 시간에도 다루었지만 완실무병(完實無病)이란 여러 가지 검사나 진단으로도 병으로 판정받지 않아야 하고, 이에서 더 나아가 각 체질별로 몸에서의 신진대사가 가장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담보할 수 있는 필요충분한 조건입니다.

소양인은 가슴과 위장 부위에 열이 몰려 있는 체질입니다. 음식물을 분해시키고 잘게 부수기 위해서는 위장의 근육운동이 잘 이루어져야 하고 그 과정에서는 열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부숙(腐熟)이라 하여 썩히고 익히는 것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그런데 소양인에게서는 이러한 열이 생리적인 정도를 넘어서 과도하게 항진되기 쉬운 체질인 것입니다. 따라서 수분과 진액이 말라서변비가 오기 쉽습니다. 

마치 용광로 속으로 눈덩이를 던져 넣듯 음식물이 형체도 없이 분해되어 없어집니다. 이렇듯 과도한 열에 의하여 위(胃)에 수분과 진액 등의 음적인 요소가 부족하게 되면 입안이나 입술이 마르고, 먹는 것을 싫어하고, 대변이 뭉쳐서 나오지 않게 됩니다. 

이에 더하여 가슴과 횡격막 부위에 화열이 뭉쳐 흩어지지 않으면 흉격 부위에 급격한 통증이 생기고, 가슴이 답답해지며, 신물이 올라오고, 입이 쓰고 마르며, 성질이 조급해집니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의 치료법은 성질이 차면서 수분과 진액이 많이 포함된 음식과 약물을 통하여 소진된 음액(陰液)을 넣어주며, 가슴부위를 서늘하게 하고, 화열을 풀어서 소산시켜 주어야 합니다. 

또한 소양인은 타고난 몸의 상태가 화열에 치우쳐서 수분과 진액이 소모되기 쉬운 것에 더하여 지나치게 깔끔함을 추구하는 생활습관 때문에도 배변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여성분들은 조금이라도 위생상태가 불량한 곳이나 집이외의 곳에서는 대변을 못 보는 습관이 있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마음이 편해야 배변도 잘 하게 되는 것이고, 또 날마다 아침에 일정한 시간에 규칙적으로 배변을 하는 훈련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변의(便意)를 느꼈을 때조차 제때 배변을 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뜻하지 않게 심한 배변장애에 부딪힐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소양인의 중한 병이나 큰 병에 있어서는 대변의 상태로 그 병의 예후를 점칠 수 있습니다. 심한 병에 있어서는 하루라도 대변을 못 보면 가슴부위가 더욱 답답해지면서 고통스럽고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며 이러한 경우에는 병이 빠르게 진전되어 악화됩니다. 

따라서 소양인의 중병에 있어서는 대변의 소통을 우선해야 합니다. 하지만 너무 찬 약으로 과도하게 대변만을 소통하는 것을 목표로 하면 안 되고, 반드시 화열로 인하여 소진된 수분과 진액을 보충시키는 것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음식으로는 성질이 차고 음기가 많은 토마토, 오이, 감자, 양배추, 상추, 브로콜리, 사과, 알로에 등을 주로 먹어야 합니다. 그리고 화열에 치중한 인삼, 홍삼, 파, 마늘, 생강, 고추, 꿀, 닭고기, 밀가루, 유제품은 꼭 피해야 합니다. 소양인에게 있어서 변비는 단지 그것만을 해소를 해야 할 대상이 아니고 건강의 척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약물을 동원해서 지나친 불을 꺼야할 정도라면 변비에 이어 이미 더 큰 병들이 연속적으로 생길 확률이 많습니다. 자신이 소양인이라면 지나친 화열을 끄고, 과도한 열을 버텨낼 수 있는 수분과 진액을 잘 보충시키며, 차분하고 평안한 마음가짐을 가지기 위하여 수양해야 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태음인의 완실무병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서울경희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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