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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삼박사 칼럼

[마음먹기의 중요성] 다시 서기 (강서양천신문 2007.9.3)

 

정치권에서는 정당마다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경선 및 예비 경선이 한창이다. 승부의 세계는 약육강식(弱肉强食), 적자생존(適者生存)의 냉정함과 잔혹성이 도사리고 있다. 승자에게 비추어지는 스포트라이트 뒤엔 두문불출(杜門不出)하며 어둠 속에 칩거(蟄居)한 체 절치부심(切齒腐心)하는 패자(敗者)도 엄연히 존재한다. 또한 승자도 또 다른 큰 승부가 기다리고 있으며, 그 승부에서 이겨 원하는 자리에 올라가도 일정한 시간이 흐르면 또 내려와야 한다.

끝이 어딘지 모를 정도로 천정부지(天井不知)로 오르던 주식도 어느 날 갑자기 일정시간 거래를 정지시키는 서킷브레이커(circuit braker)나 프로그램 매매 호가의 효력이 정지되는 사이드카(sidecar)가 발동될 정도로 폭락하여 하루를 예측하기 힘들게 등락을 거듭한다. 그 과정에서 크게 손실을 본 사람들은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간다. 너나 나나 주식시장에 뛰어 들지만 결과적으로 그곳에서 이득을 본 사람은 그리 많은 것 같지 않다.

동의보감 신문(神門)에 보면 위의 상황에 처하여 생긴 병에 대하여 언급한 구절이 있다. 이른바 탈영(脫營)과 실정(失精)이다. 전에 귀(貴)하였다가 천(賤)한 자리로 떨어진 것을 탈영이라 하였고, 전에 부유하였다가 나중에 가난해진 것을 실정이라 하였다. 둘 다 외부의 사기(邪氣-나쁜 기운으로 병의 요인)가 들어오지 않았는데도 입맛이 없고 마음이 고단하여 몸이 날로 마르고, 기가 허하며 정(精)이 없어진다. 병이 심해지면 무기력하고 몸이 오싹오싹하며 때로 놀란다. 근심하면 혈(血)이 줄어들어 안에서는 우리 몸을 자양하는 영(營)이 사라진다. 노심초사(勞心焦思)로 “피가 마른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하겠다. 또한 슬퍼하면 기(氣)가 줄어들기 때문에 겉에서는 외부의 병사에 대하여 몸을 방어하는 위기(衛氣)가 소모된다. 따라서 병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우리 몸의 주인은 다름 아닌 자신의 마음(心神)이다. 내 마음상태의 여하에 의하여 내 몸의 상태가 좌우되는 것이다. 또한 중요한 것은 이미 흘러간 과거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이다. 미래는 또한 현재에 의하여 결정된다. 많은 사람들이 도박(賭博)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은 흔히 말하는 “본전(本錢)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허나 이것은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요 “죽은 자식 불알 만지기”에 지나지 않는다. 비록 신분이나 경제적 상태가 과거에 비하여 너무 초라해진 지경으로 전락했다 하더라도 언제까지 옛 생각에 사로잡혀 있을 수는 없다. 그럴수록 실패의 대가는 더 가중되어 심신을 파괴할 뿐이다. 우리 모두 나약한 인간인지라 말같이 쉽지는 않겠으나 실패의 아픔을 훌훌 털고 일어나 재기(再起)을 꿈꾸자. 다음 기회는 분명 그런 사람에게만 찾아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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