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Medical Clinic

이병삼박사 칼럼

[혈액 순환] 건강하게 겨울나기 (강서양천신문 2007.11.30.)

 

벌써 입동(立冬)과 소설(小雪) 겨울의 두 절기가 지나고 거리엔 스산한 바람과 벌거벗은 나무들이 처연함을 더한다. 이맘때가 되면 말초혈관의 혈액순환의 부전에 의한 불편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손발이 저리거나 쥐가 나고, 무릎이 시리고, 가끔 눈꺼풀이나 안면근육이 씰룩거린다는 표현들을 많이 한다. 혹시 이러다가 중풍(中風)이 오지 않을까하며 겁을 먹는 경우도 많다. 물론 이 상태를 치료하지 않는다면 안면마비, 뇌경색이나 뇌출혈의 뇌졸중(腦卒中)의 위험은 당연히 증가한다.

날씨가 추워지면 산간벽지의 개울물부터 얼기 마련이다. 한강 물은 좀처럼 얼기 힘들어서 뉴스거리가 될 정도이다. 물의 양이 적거나 고여 있고, 탁하거나 흐르는 속도가 늦으면 그만큼 쉽게 언다. 우리 몸에서도 순환 혈액량이 적거나, 고지혈증 고콜레스테롤혈증 당뇨병 등에 의하여 혈액의 점도가 끈끈하고, 혈관의 탄력성이 줄어서 혈액의 흐름이 떨어지고, 노폐물에 의하여 혈관의 직경이 좁아지면 저항이 증가하여 혈압은 높아지고 심장에서 가장 먼 말초로의 순환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 상황에 더하여 겨울에는 기온이 떨어지기 때문에 혈관이 더욱 수축하여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심장에서 가장 먼 손발 끝은 물론이고 중력을 거슬러서 혈액을 올려야 하는 얼굴 쪽은 더 흐름이 저하된다. 혈액공급이 안되면 인위적인 과수축을 통한 혈액공급을 위하여 근육이 떨리며, 심리적 육체적으로 과로한 상태에서 찬바람을 만나면 혈맥이 얼어 근육의 생리적 탄력성과 수축성이 줄어들면서 이완되어 병변이 없는 반대쪽으로 돌아가는 것이 안면마비(구안와사, 와사풍)이다. 따라서 겨울에는 과로를 피하고 추위에 장시간 과도하게 노출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또한 몸을 따뜻하게 한다고 하여서 따뜻한 차(茶)를 마시는데 이뇨작용이 심한 커피 녹차 보리차 옥수수차 코코아 초콜릿은 일시적으로 몸을 덥힐 수는 있겠지만 오히려 소변량을 늘려서 궁극적으로는 몸을 더 차게 하니 특히 체형이 마르면서 평소에 혈압이 낮거나, 손발이 차고 어지러운 사람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또한 평소에 고혈압, 고지혈증, 고콜레스테롤혈증, 당뇨병 등의 질환이 있는 사람은 적절한 치료를 통하여 순환을 개선해야한다. 

겨울에는 시절에 순응(順應)하여 평소보다 조금 일찍 자고 조금 늦게 일어나 최대한 활동량을 줄여 몸을 아껴 에너지를 비축해야 이듬해 봄부터 건강하게 한 해를 날 수 있다. 의복이나 난방을 통하여 몸을 덥히는 것에 우선하여 맑은 혈액이 충분히 있고, 그것이 통하는 도관(導管)인 혈관에 병이 없으며, 펌핑(pumping)을 해주는 심장이 원활히 동작을 하고 게다가 마음까지 편안하다면 기나긴 겨울을 건강히 나는 것은 이미 따 놓은 당상(堂上)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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