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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삼박사 칼럼

주색재권(酒色財權)의 덫 [강서양천신문기고 2009.4.27]

 

세상 사람들은 그 생긴 모양새만큼이나 인생의 목표로 추구하는 바가 참으로 다르고 다양하다. 이러한 인간의 욕구가 적절하다면 건강하게 타고난 수명을 다 누릴 수가 있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오히려 제명에 죽지 못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사상체질의학을 창안하신 이제마선생이 세상 사람들이 각자 천수(天壽)를 누릴 수 있도록 지켜야할 근본에 대하여 논한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에서도 이에 대하여 제시하고 있다. 특히 선생은 술(酒), 이성(色), 재물(財), 권세(權)를 들어 적절한 정도로 있을 때의 이득과 지나쳤을 때의 폐해를 지적하셨는데 요즘에도 통용되는 충분한 가치가 있어 소개하려 한다.

주색재권(酒色財權)을 탐하는 집안에는 나쁜 사람들이 많이 모여 그 집안의 효자와 효부가 병들게 되므로 예전부터 경계하였으며, 이 네 가지를 일러 사람들이 갇혀 있는 4개의 담장이며 감옥이라고도 하였다. 한사람의 장수나 단명은 물론이고, 나아가 한 집안의 화복(禍福)이 또한 여기에 달려 있으며, 천하가 바르게 다스려지느냐 어지러운가도 또한 여기에 있으니 천하의 주색재권을 정도(正道)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면 역사적으로 태평성대의 전형(典型)으로 일컬어지는 요순(堯舜), 주남(周南), 소남(召南)의 시대에 가까울 것이다. 

주색(酒色)이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을 모든 사람들이 일러 술의 독(毒)이 내장(內臟)을 마르게 하고, 과도한 성생활로 사람이 일상생활을 하기 위해 필요한 가장 정미로운 물질인 정(精)이 고갈되었다고 말하나, 이는 하나만 아는 것이요 그 둘은 모르는 것이다. 술에 빠지게 되는 사람은 그 몸을 부지런히 하는 것을 싫어하니 우환(憂患)이 산과 같고, 이성(異性)에 미혹되는 사람은 그 상대를 깊이 사랑하기에 우환이 칼과 같아 마음속의 근심이 만 갈래나 되는데다가 술의 독과 성생활로 인한 과로가 겹쳐지면 둘이 몸을 공격하니 죽음에 이른다. 또한 재물을 탐하는 집안을 보면 자손들이 교만하고 어리석게 되니 그 자손에 의하여 집안이 패망하게 되며, 권세를 탐하는 집안에서는 여러 무리의 붕당(朋黨)들만 득실거리게 되어 그들에 의하여 집안이 패망한다. 

하지만 이 네 가지는 우리 삶에 있어서 필수불가결하고 절도(節度)와 정도(正道)에 맞으면 득이 된다. 좋은 친구들을 가까이 한다면 술로써 명덕(明德)을 쌓을 수 있고, 숙녀(淑女)를 공경한다면 여색이 지나치지 않게 되며, 궁핍한 사람들을 보호하는데 재물이 온전하게 쓰여진다면 공을 이룰 수 있고, 현명한 사람들을 존경하게 된다면 권세가 알맞게 쓰여질 수 있다. 이상이 이제마선생의 말씀이다. 

요즘 사회문제화 되고 있는 각종 추문(醜聞)속에는 지나친 주색재권(酒色財權)을 추구하다가 오히려 그 덫에 걸린 사람들이 참으로 많은 것 같다. 시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우리 모두 항상 곱씹어 보아야 할 평생의 화두(話頭)로서 부족함이 없는 듯하다.
글) "환한 웃음, 밝은 세상" 서울경희한의원 이병삼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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