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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삼박사 칼럼

1. 체질의 정의와 사상체질의 소개[서울일보 2010.8 기고] 이병삼 원장

 


체질의 정의와 사상체질의 소개


일상생활에서 체질이란 말처럼 많이 쓰이면서 쓰는 사람에 따라 각자 의미가 다른 말도 드문 것 같다. 허약 체질, 건강 체질, 알레르기 체질, 산성 체질, 찬 체질, 더운 체질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한의학에서도 체질은 여러 가지 의미로 쓰이고 있다. 따라서 학파마다 주장하는 바도 다르고 개인 한의사의 견해에 따라서도 편차가 심한 것이 사실이다. 이로 인하여 불필요한 오해도 많이 발생하며 체질이론 자체에 대하여 회의적인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체질의학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으며 이러한 문제는 앞으로 차분히 풀어 나가야할 숙제로 생각한다.
흔히 같은 음식이나 약물을 먹고 사람에 따라 그에 대한 반응의 차이를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특정한 상황에 봉착하였을 때 그에 대하여 인식하거나 행동하는 방식도 사람마다 참으로 다양하다. 그리고 개인에 따라서 자주 나타나는 질병의 종류와 그 증상들에도 차이가 많다. 이럴 때 우리는 쉽게 체질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된다. 필자가 생각하는 체질은 이러한 차이를 유발케 하는 “신체와 정신, 체격과 성격의 상관성을 통한 유형화의 시도”로 본다.

앞으로 이 지면을 통하여 이야기 할 체질은 사상체질(四象體質)로서 1894년 동무 이제마 선생께서 동의수세보원을 통하여 주창하신 이론이다. 사상은 태양, 소양, 태음, 소음을 지칭하는 말로써 사람을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한 것이다. 희로애락의 편차에 의하여 장부의 대소가 결정되고 그로 인하여 생리와 병리가 결정된다고 보았으며, 체질별로 병에 대한 치료법과 양생법을 제시하였다. 동의보감으로 대표되는 기존의 한의학은 도교적 관점이 많이 포함되었는데 한의학에 유교의 심학을 도입한 최초의 시도로서 병의 원인에 대한 독특한 시각과 난치병의 탁월한 치료효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요즘에 와서 이를 창안하신 동무 이제마 선생의 원래의 이론에서 벗어나 왜곡되어 전수되는 것 같아 아쉬움이 많다. 체질의 판정에 대하여도 각자가 주장하는 검증되지 못한 수많은 방법들이 난립하고 있고, 체질별 음식이나 약물에 대하여도 학파마다 각기 다른 주장으로 국민들에게 혼선만 가중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애석하게도 아직까지는 혈액형처럼 사람들의 체질을 구분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확고부동한 방법을 제시하지 못하여 동일인에 대한 체질감별에도 혼선의 여지가 있다. 물론 현재 분자유전학적인 수준에서 유전자 단위의 연구까지 진행되고 있으니 조만간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좋은 체질 감별법이 나올 것이다. 그때까지는 다소 번거롭지만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서라도 자신의 체질을 찾아내야 한다. 앞으로 필자가 제시한 이론으로 체질을 판정하고 그에 따른 식이와 섭생으로 몸이 좋아지는 경험을 하신다면 충분히 체질이론을 검증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부디 사상체질이론을 바르게 이해하고 지켜서 누구나 온전한 건강을 확보하여 천수(天壽)를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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